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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23 풋볼 위클리, 잠시만 안녕.
posted by sinji9 2008. 7. 23. 12:15
03년이었나 02년이었나..키노라는 월간잡지가 망했습니다. 기억하시나요??


모르시는 분들께 부연설명 하자면

나름 있어보이는 사람들-_-;;을 위한 잡지는 아니었고, 특정 영화의 철학적 사유에 대한 각 평론가들의 글,
새로운 유럽, 아시아 그리고 제3세계 영화들의 소개.
명감독 그리고 신진감독들과의 이런저런 작품의 장면에 대한 심도있는 인터뷰들과
개봉된 영화들에대한 짧지만은 않은 기사들이 그 주류였습니다.

그당시 많이있던 영화잡지와의 차별성은 역시 영화 그 자체에 촛점을 맞춘다라는 점이었다고 생각하는데요. 키노의 모토가 '한국의 카이르 뒤 시네마를 표방한다'였으니 영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신분이라면
어떤 류의 잡지였는지 보지않으셨던 분들이더라도 모두들 기억하시겠지요.

아, 카에르 뒤 시네마를 모르시는 분들에게 설명하자면,
영화평론이 주가 되는 잡지로, 여기서 정책적으로 작가(감독)를 밀어주고, 평론을 써주며
공론을 이루게 하면서 프랑스 영화 자체의 질적 저하를 막는 역할까지 하는 잡지이고,
지금 한국의 영화잡지랑은 그 주제의 무게감에서 부터 다르지요.

뭐.. 지금은 나름 무거운 내용이라고 젊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시네21같은 경우엔
초창기엔 나름 격주 키노스러웠었는데, 그 초창기의 시네21이 타깃을 잡았던게 키노같은 무거움보다는 조금 더 가볍고 트렌디한 내용이 목표였었다니, 지금의 그 중앙일보에서 자본가지고 있는 그런 잡지와는 내용과 평론의 클래스부터가 다르지요.(평론가 정성일의 평론에 대한 평가는 할 수 있지만, 그가 영화평론에 끼친 영향은 모두들 부정적으로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튼 상업적인 부분을 최대한 배제했었고, 영화를 공부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나름의 지침서역할도 하고있던
그런 잡지였는데, 망했습니다.

저기 프랑스에 프랑소와 트뤼포라는 누벨 바그를 이끌던 한 감독이 말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최초의 단계는 영화를 보는 것이고 그 다음 단계는 영화 평론을 쓰는 것이고
마지막 단계는 직접 영화를 찍는 것이다."(실제로 이사람은 프랑스의 영화키드 출신이고, 카에르 뒤 시네마의 유명한 평론가였으며 영화역사에서의 위대한 감독입니다.)

그제였던가요? DC 국축겔에서 나온 주제(라고읽고 떡밥이라고 말한다)중

풋볼 위클리의 잠정적 휴간에 대하여 말이 나왔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 풋위가 축구잡지계의 카에르 뒤 시네마 같은 역할을 하기를 바랬었습니다.

처음 풋볼 위클리의 존재를 알고 잡지를 샀을때는 그 디자인의 조악함에 놀랐었고,내용의 부실함에
실망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잡지는 내가 좋아하는 K리그를 다루고 있었고, 나와 같은 취미를 공유한
사람들의 관심사를 잡아보고자 노력하는 잡지였습니다. 거기다가 두 명의 직원이 국축겔러였으니
나름 현재 리그를 보는 사람들의 분위기를 잘 찝어낼 수 있는 능력까지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하기도 했구요(이 부분은 풋볼다이어리 이외에는 잘 표현되지 않았지만)

분명 계속 성장할 수 있었다면, 좋은 잡지가 될 수 있었다라는 되도않는 이야기는 버려두고,
이야기 한다면, K리그의 선수들의 이야기를, 코치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이들을 바라보는
관중들의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언제 다시 나올지 기약이 없습니다.

다시말하면, 이 마이너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같이 이야기 하게 도와줄 수 있는 잡지가 사라졌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 점이 가장 슬프네요.


가끔씩 가판대의 영화잡지를 볼 때마다, 키노를 기억합니다. 이제는 포포투의 표지를 보며 풋위를 기억할 것 같기도 합니다.



이 글을 국축겔에 쓴 글을 다시 표현만 고쳐서 올린글입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