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 전화기를 확인해보니, 부재중 전화가 한통, 문자가 한통 이렇게 와 있었습니다.
문자는,
[오빠 기다릴께 잇힝~*^^*] 류의 스팸이었고
전화는
울산 지지자 그리고 역레발의 달인인 모씨였었습니다. 전화를 걸어보니 김지혁이 포항에 3억5천으로 넘어갔다. 라는 말을 하며 1
신세한탄(의례하는)을 하고 있었고, 그와 동시에 저는 머릿속으로 '정성룡 성남행'을 떠올리고 있었습니다.
뭐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발길질 좀 본다는 사람들(특히 포항이나 성남 사람들!!)에겐 이번 스토브 리그 초반부터 정설같이 믿어지는, 발표 시기만 궁금한 그런 이야기가 하나 있었는데..그것이 바로 '정성룡은 성남가고 포항은 김지혁 산다.' 였습니다. 김용대가 상무에 간 이상, 성남의 골리는 은퇴시기 조율중인 김해운, 1군과 2군을 매번 들락날락거리는 박상철, 2군전용 전상욱밖에 남아있지 않았는데요. 괜찮은 골키퍼인 김해운도 나이가 있으니..프런트 쪽에서나 코치진 쪽에서는 골리가 필요하다고 느낄 수 있는 상황이었고..여튼 성남은 이래저래 안정적인 키퍼가 필요했을꺼고, 1군급의 실력을 지닌 신화용과 정성룡이 있는 포항은 한 명 팔아도 무방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팔게되면 골리가 2명밖에 남지 않기에 울산과 딜을 체결한 것 같습니다. 울산으로서는 샐러리 규모 2면으로도 위에 언급한 골리 규모 면 3에서도 좋은 오퍼였으니 거절할 이유가 없지요. 거기다가 오범석씨 덕분에 성남은 예상보다 싸게 정성룡을 영입했습니다. 한 8억정도 discount 해 준것 같네요. 이적계수(일종의 한계지수를 제공한 것이라고 봅니다)를 대입해 보자면, 20억대 중반이었을 테니 말이지요.(실제 기사에서는 22억이군요) 4
성남과 포항, 그리고 울산에게 모두 win-win의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이 트레이드만 보자면 말이지요)
하지만, 이번 시즌 성남은 나름 시급한 과제였던 'right wing-back'의 보완에 실패하였습니다. 김두현이 빠져나간 지금, 박진섭의 볼 배급은 중요한 공격루트의 하나로 떠오르겠지만, 점점 느려지는 그의 발걸음과 리그가 진행될수록 그 누구보다 빠르게 지쳐가는 그의 체력문제는 당장 몇시즌 전부터 그 이야기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특히 빠르고 많이 뛰는 팀(수원이나 포항, 전북같은)에게는 항상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오프 시즌에서 성남이 노리던 선수 1순위는 오범석 이었다는 것을 상기하자면 정성룡의 영입이 새삼 안타까워 집니다.
오범석이 아니라 빠르고 많이뛰고 재능있는 우측윙백이 필요해!!!
그리고 고백하자면 전 개인적으로 정성룡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의 플레이를 보자면...쫌 김동현류의 느낌이 납니다(기우이길 바라지만, 어느 포항분도 그렇게 인식하고 있으시더군요). 좋은 선수의 조건은 타고나는 것도 있지만 그만큼 영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정성룡의 눈을 보고 있자면 저 새키 무슨 생각으로 경기하는건가..의 느낌도 들고 가끔 집중력을 잃고 삽질하는 모습도 보여줍니다.자세히 말하자면..fine save는 많이 나오는데 가끔 수비조율 실수와 쉬운 볼처리에 잔실수가 있는 전형적인 집중력 결여로 나오는 플레이가 나오곤 합니다. 좋은 신체조건 + 별로 생각하기 싫어하는 플레이....이 느낌의 대표주자는 김동현이져-_-;;; 제가 좋아하는 김철호나 장학영과는 정 반대의 타입이랄까요. 뭐 앞으로 공부(비유나 은유가 아닌 진짜 공부!!)를 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되길 바랍니다.(동현아, 널 믿는다-_-.나도 열심히 공부할께 ㅠㅠ)
이렇게 성남의 이적시장은 마침표를 찍은것 같습니다. 김두현의 영국진출, 김용대의 상무입대에 비교해서 정성룡, 김종경의 영입은 가벼운것이 사실이고, 아르첸지 뭐시깽인지도 안오는것 같고, 다른 루머도 없었습니다. 시즌시작부터 용병은 2명에 공격의 큰 자리를 차지하는 김두현의 이적(하길 바란다)이라는 위기가 있지만, 지난시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플레이 롤을 더 잘 수행하던 치킨공주님이나 모따님, 올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제발-_-) 김동현, 그리고 돌아온 두두가 있기에 커다란 걱정은 안합니다. 거기에 비워둔 8번은 올 여름 영입을 암시하고 있으니..걱정 안 하렵니다.. 그리고 이젠 끝이 났으니 경기장에서 열심히 응원하며 소리지르는 것 밖에 없어보이네요:)
2008. 2. 28. 2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