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sinji9 2012. 7. 17. 23:41

벌써 화요일이다. 주말의 두근거림은 월요일을 지나면서 장마의 저녁처럼 눅눅해졌고, 하루종일 뽀송뽀송함을 유지할 수 있는 회사에서는 무키무키만만수의 내가 고백을 하면 아마 놀랄꺼야를 큰 소리로 틀어놓고 싶어진다. 

여튼, 다시 마음속에 열기를 불러 일으켜 내 안의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서 주말의 광주전 승리를 머릿속에서 꺼내보며 히죽거릴 수 있지만, 자꾸 꺼내보면 최근 7경기 1승 2무 4패라는 현실이 불현듯 마음속에 걸려와서 다른 팀 경기를 꺼내 봤다. 

수원대 전북에서 개와 성효인지 성효만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빅버드 출입 금지 통보 받은 그 경기도 재밌기는 했지만, 그건 그냥 꼬시닼ㅋㅋㅋㅋㅋ인거고 경기만 따지면 인천 vs 북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의 팀 경기를 봤을때, 나는 그렇게 내가 감정이입해서 볼줄 몰랐넼ㅋㅋㅋㅋ

인천은 수비를 하면서 손 쓰는게 심한편이라 좋아하는 팀은 아니지만, 그래도 영화 비상 + 수도권 팀이라고 무관심인 팀은 아니다. 뭐, 잡설은 빼고, 인천 서포터들은 개리그 여러 구단 중,  북패들과 꾸준히 사건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콕콕신의 유래를 탄생시킨 06년 후반기이래로, 북패의 메인 걸개를 습득하여 칼로 찢어버린 사건, 상암 장외섭팅 후 파이팅, 인천 섭터들이 경기가 끝나고도 응원을 계속하자 구단측에서 경기장의 불을 꺼버리는등...기억이 나지 않는 두어개의 사건을 합친다면, 인천과 북패는 Rivarly라는 명사에 정확히 부합하는 상황을 서로 가지고 있는 팀이다. 뭐..북패가 우승을 많이 한것도 아니고(종이컵 제외 우승 한 번 준우승 한 번) , 인천이 맨날 개죽쓰던 팀(심지어 준우승 한 번)도 아니니 '서울 서북부 지역에 지분을 가지고 있는 북패 vs 경기 서부권의 지분을 가진 인천이 투닥투닥 하는 것은 당연한게 아닌가' 란 생각도 든다.  축구 기자라는 사람들이 포장을 잘 하지 못해서 부각되지 않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이런 상황에 익숙하지 않아서 단발적으로 상황을 소비하고 끝내는 거겠지. [각주:1]

하여간, 조선이공대라는 크리그 역사상 들어보지도 못한 대학 출신을 뽑은 허정무(허 매니저를 꿈꾼 허 스카우터..)의 작품인 한교원이 전반에 결정적인 삽질을 행하고, 북패의 훡진규에게 인생골을 선사하며 선제골을 허용한 지라 이 경기도 무난하게 북패가 승리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평소라면 했을텐데, 하지 않았다. 왜냐면, 내가 봐온 인천의 축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축구의 기본이라지만 성남 선수들은 제대로 지키지 않는 Pass & Move를 원활히 수행하는 것은 기본이요, 공을 받음에 있어서도 완벽하게 키핑을 하고 본인들이 짜온 길대로 안전하게 공을 넘기는 모습은 평소의 인천이 아니었다고 생각하니다. 특히 약속된 볼 돌림으로 북패 측면을 안드로메다까지 털어버렸다. 그리고 전반 막판 우격다짐으로 넣은 동점골로 분위기도 크게 띄워 올리며 전반 종료.

후반도 손에 땀을 쥐는 일진일퇴의 공반. 하지만, 서로 넣어야 할 득점찬스에서 허공에 날리면서 에그...늬들이 그러면 그렇지...이렇게 생각하는 순간에 한교원의 인생골이 터진다. 사람이 살면서 한 선수의 인생골을 보는 순간이 몇번이나 있을까[각주:2]. 여튼 거기서 인천은 무난하게 잠그기 들어가는 듯 했지만, 하대성에게 홍해가 갈리듯 수비가 무너지며 실점..인천 선수들은 멘붕이 왔고, 자동문과 같이 선수들에게 공간을 내줬지만, 유현의 미친듯한 선방에 위기를 모면한다.[각주:3]

결국 경기는 인천으로 돌아온 연어 남준재의 크로스를 받은 또다른 이적생 빠울로(as known as UAE 2부리그 득점왕)의 머리카락 스치는 기념비적인 데뷔전 골로 승리. 

기자들은 3대2 펠레스코어, 극적인 골, 신데렐라 한교원 정도의 키워드로만 이 경기를 마무리했지만, 북패와 인천 서포터간의 수많은 사건들로 생긴 갈등의 고조와 매 번 사고는 치지만 경기는 이기지 못해 좌절하던 인천 서포터들이 평소의 앙숙을 새 집에서  30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명경기로 이기고 느낀 환호에 더 집중해야 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했다.  뭐 나도 기자 해봐서 아는데, 리뷰 쓰고 분석기사 하나 썼으면 오늘 내일즈음이면 칼럼식 기사 하나 더 나올 수 있지않나?ㅋㅋ 

축구는 축구 선수가 하지만, 축구의 역사는 팬이라는 이름의 구성원도 함께 있기에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는 팬들과 함께 쓰여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오, 축구 이야기로 집중해서 쓰니 그나마 스트레스가 쫌 풀리네 ㅋㅋ 


[주석]

  1.  그래도 지금이 예전보단 나아진 부분이 있다면, 예전 서포터들의 싸움은 사회문제로 9시 뉴스 나왔었다. 지금은 단지 "예민한" 서포터즈로서 스포츠 뉴스에서 야구를 포장하기 위해 가볍게 소비된다. [본문으로]
  2. 나는 김도훈이 브라질 상대로 후반 막판에 넣는 골과 우크라이나 오버헤드킥 골 중 어떤 골을 인생골로 꼽는지 항상 궁금하다..쉬운골은 못 넣고, 아크로바틱하게 멋진 골들을 많이 넣었던 우리 도훈 코치님...그냥 요즘 같아서는 피치에 나서시라고 강권하고 싶다 ㅠㅠ 지금까지 공격수 키운거 다 실패함..우성용은 완전체였고..힘동현, 조동건, 요동건..솔까 다 실패지..김덕일도 쫌 그렇고..이제 믿을건 박세영과 김현우..믿는다 ㅠㅠ  [본문으로]
  3. 이 경기의 MOM은 2대2로 끝났다면 유현이 받았어야 했다.  훌륭한 선방을 넘어서는 말도 안되는 선방을 몇 개나 했는지 모르겠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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